엘튼 존이 기억하는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
전설적인 밴드 퀸(Queen)과 보컬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생애를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개봉하여 전 세계적으로 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영국의 음악 차트 10위 안에는 1위를 기록한 보헤미안 랩소디를 비롯해 무려 6곡이 오르기도 했는데요. 프레디 머큐리와 절친했던 뮤지션 엘튼 존(Elton John)은 그의 자서전 《Love Is the Cure》를 통해 프레디 머큐리와의 추억을 소개했습니다.
▼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 11월 24일, 에이즈(AIDS) 합병증으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하기 바로 전날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음을 고백합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무대 위에선 롤링스톤즈의 보컬 믹 재거(Mick Jagger)와 데이빗 보위(David Bowie)보다도 과감하고 화려하지만, 무대를 벗어나서는 사생활을 조심스럽게 지켜왔습니다.
▼ 1987년 처음 에이즈 진단을 받은 직후 프레디 머큐리는 절친한 친구인 엘튼 존에게 이 사실을 얘기합니다. 이미 주변에서 에이즈에 걸려서 죽어가는 친구들을 봐왔던 엘튼 존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프레디 역시 자신이 오래 못 살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 고뇌했습니다.
▼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는 죽음 앞에서 놀라울 정도로 용감했습니다. 그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아니 더욱더 용모를 단정히 하고, 퀸의 보컬로서 열심히 공연했으며, 늘 즐겁게 지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대단히 친절했습니다.
▼ 그럼에도 해가 지날수록 프레디의 건강 상태는 점점 악화됐고 간신히 견뎌내고 있는 프레디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힘들었다고 엘튼 존은 기억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프레디의 전신은 에이즈 말기 환자에게 나타나는 붉은 점(카포시 육종)으로 뒤덮였고, 눈도 거의 보이지 않게 됐습니다. 서 있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프레디 머큐리는 약해져 있었습니다.
(프레디의 생전 마지막 사진)
▼ 결국 사망 전 며칠 동안은 진통제를 제외한 모든 약물 치료를 멈췄고, 1991년 11월 24일, 프레디 머큐리는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일주일 뒤 장례를 치른 뒤에도 여전히 슬픔에 빠져 있던 엘튼 존에게 크리스마스에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또 다른 친구는 프레디가 생전 엘튼 존에게 남긴 유언과 함께 엘튼 존이 좋아하는 영국의 화가 헨리 스콧 튜크(Henry Scott Tuke)의 그림을 전해줍니다.
▼ 프레디 머큐리와 엘튼 존은 1년 전, 함께 드래그 퀸(Drag Queen, 남성이 여장을 하는 것)을 하며 서로 여장을 한 모습에 별명을 지어주고, 프레디 머큐리는 멜리나(Melina), 엘튼 존은 샤론(Sharon)이라는 별명으로 불렀습니다.
“샤론에게, 내 생각엔 네가 이 선물을 좋아할 것 같아. 사랑해, 멜리나로부터. 해피 크리스마스.”
▼ 당시 44세였던 엘튼 존은 어린 아이처럼 울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남자는 에이즈로 죽어가고 있던 마지막 순간에도 친구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간신히 찾아보고 있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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