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사람들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복싱 챔피언
동양 챔피언을 지낸 故 김득구 선수와 세계 챔피언을 지낸 故 최요삼 선수, 그리고 얼마 전 복싱(권투) 경기 도중 사망한 고교생까지 복싱이 뇌 손상을 가져온다는 위험성은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싱만큼 매력적인 스포츠는 드문 것 같습니다. UFC 등 격투기 단체들이 성장하고 유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대전료는 복싱 경기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영국에서 또 한 명의 복서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도 의미 있는 나눔을 실천했습니다. 7명의 사람들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복싱 챔피언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지난 2월 24일, 영국의 복싱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스캇 웨스트가스(Scott Westgarth, 31세)는 도전자 덱 스펠만(Dec Spelman)과의 타이틀 방어전을 가졌습니다.
▼ 스캇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며 타이틀을 지켰지만,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스캇은 머리를 움켜쥐며 머리에 통증을 느끼는 모습을 보입니다.
▼ 그날 밤 뒤늦게 병원을 찾았지만, 스캇의 뇌에는 이미 출혈이 발생했고 상태는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점점 미약해지는 의식을 붙잡으며 스캇은 장기 기증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을 세 번이나 썼습니다.
▼ 다음날인 2월 25일, 결국 스캇은 복싱 경기 후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뇌출혈로 사망하게 됩니다. 아들의 곁을 지키며 슬픔에 잠긴 어머니 레베카(Rebecca, 58세)는 아들의 뜻에 따라 장기 기증을 결정했고 스캇은 7명의 사람에게 새로운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 레베카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늘 이타적인 마음으로 사람들을 도왔던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스캇은 언제나 약자의 편이 되었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손길을 내밀던 사람이었어요. 내 인생의 기쁨이었던 아들이 떠났지만, 아들이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조금은 위안이 됩니다.”
▼ 스캇은 개인 트레이너와 요리사로 일하며 2009년부터 조금씩 복싱 선수로서의 경력을 쌓았고, 2013년 프로로 데뷔했습니다. 복싱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스캇은 생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제 자신이 세계적인 수준의 복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압박감보다는 늘 즐기려는 마음으로 링에 오르고 있습니다. 제 경기를 즐기는 관중을 보는 것이 기쁩니다.”
▼ 아들이 복싱 경기 후 사망했지만, 레베카는 복싱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았습니다.
“불행히도 스캇은 복싱 경기 중 입은 충격으로 사망했지만, 그것으로 인해 복싱이 금지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캇은 누구보다도 복싱을 사랑했고 본인으로 인해 그런 일이 생기길 바라지 않을 거예요.”
▼ 스캇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모금 사이트 ‘Go Fund Me’에서는 9,000파운드(약 1,335만원)의 기금이 모아졌고 이는 스캇의 가족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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