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야? 나야?” 최후의 통첩 날린 남편과 아내의 선택
TV 동물농장을 보면 유기견을 기르고 있는 사람들의 얘기가 종종 나옵니다. 농장 수준으로 많은 유기견을 보살피고 있는 사람도 있죠.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치는 상황을 보면 너무 안타깝지만, 그 반대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되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영국에서는 많은 유기견을 돌보고 있는 한 아내에게 남편이 최후의 통첩을 날렸다고 합니다.
▼ 영국 서퍽 주 반햄에 살고 있는 리즈 하슬램(Liz Haslam, 49세)은 16살에 처음 만난 남편 마이크 하슬램(Mike Haslam, 53세)과 25년간의 결혼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습니다.
▼ 그런 부부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한 건 농가로 이사 오고 부터였습니다. 리즈는 마당에 개집을 만들고 울타리를 쳐서 유기견들을 기르기 시작했고, 유기견 구조 자선 단체 ‘Bed for bullies’를 설립했습니다.
▼ 리즈가 기르는 개는 점점 늘어나 30마리가 되었고 개들 때문에 부부 사이는 점점 나빠졌습니다. 결국 참다못한 남편 마이크는 1년 전 어느 날, 리즈에게 “나야? 개야? 선택해!”라며 최후의 통첩을 날렸습니다.
▼ 그런 남편의 말에 리즈는 주저 없이 개들을 선택했습니다.
“우리는 25년 동안 함께 살았어요. 하지만 25년 후에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같은 결정을 했을 겁니다.”
▼ 어렸을 때부터 개를 길렀고 동물 사료 회사를 경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리즈의 동물 사랑을 알고 있었기에 마이크는 예상했다는 듯 받아들이고 자신의 짐을 챙겨서 떠났습니다. 그 후 리즈는 남편의 소식을 들을 수 없었습니다.
▼ 리즈가 기르고 있는 30개의 유기견은 대부분 건강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건강이 나빠서 입양되지 않는 개들을 받아들여 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 30마리 중 5마리는 귀가 들리지 않고, 2마리는 한 쪽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입니다. 투견장에서 투견으로 이용되다가 버림받은 개들이 많아서 뇌 손상 및 다리 부상을 앓고 있는 개들도 있습니다.
▼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개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리즈는 하루에 18시간 정도를 개들을 돌보며 보내고 있습니다. 매일 밤 11시 30분까지 쉴 틈이 없는 삶은 리즈를 고단하게 만들지만, 리즈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며 멈출 수 없다고 말합니다.
▼ 리즈가 운영하는 자선 단체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모든 개들의 의료비를 감당할 만큼 충분하지는 않은 상태인데 리즈에게는 최근 한 가지 고민이 더 생겼습니다. 현재 살고 있는 곳의 집 주인은 1년 내에 다른 곳으로 떠나줄 것을 얘기했습니다.
▼ 유기견을 거둬서 보살피던 리즈는 이제 본인이 유기될 처지에 놓였지만 이런 현실을 비관하지 않습니다.
“이건 내가 선택한 일이고 내가 사랑하는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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