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앓고 있는 자매의 15년 만의 극적인 만남
치매(알츠하이머)만큼 비극적인 질병도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건 얼마나 큰 상처일까요? 영국에서는 치매를 앓고 있는 자매가 15년 만에 극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들은 서로를 알아봤을까요?
▼ 지난 5월 6일, 영국 윌트셔 주 트로브리지(Trowbridge)에서 치매(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마거리타 윌슨(Marguerita Wilson, 88세)과 앤 패트릭(Ann Patrick, 79세)의 15년 만의 극적인 만남이 있었습니다.
▼ 서로의 건강 상태로 인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앤은 언니를 알아보고 매우 기뻐했습니다.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친 순간 앤은 언니를 끌어당겨 안았고 부드럽게 뺨을 문질렀습니다. 환하게 웃으며 동생을 안아주던 마거리타의 눈에도 한 순간 눈물이 흘러내렸고, 두 사람을 보는 가족들과 간호사들도 눈물을 흘리며 지켜봤습니다. 한 시간 반 동안 앉아서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둘의 모습은 매우 사랑스러웠습니다.
▼ 나이가 들면서 점차 연락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멀어진 두 사람은 둘 다 치매에 걸리면서 연락이 완전히 끊겨버린 상태였습니다. 이런 둘이 다시 만날 수 있었던 데에는 앤의 손녀 루이스 고버(Louise Gover, 39세)의 역할이 컸습니다.
▼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돌보는 일을 하던 루이스는 우연히 환자 모임에 온 마거리타를 보게 됐고, 처음 본 순간 자신의 할머니 앤과 매우 닮아 있음을 느꼈습니다. 얘기를 나눠보니 말하는 엑센트까지 비슷해서 출신지를 물어본 후 할머니 앤의 자매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루이스는 바로 마거리타의 딸 카리나 베니슨(Karina Benison, 60세)에게 연락하여 앤 할머니가 요양 중인 집에서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습니다.
▼ 마거리타와 앤은 벨기에의 앤트워프에서 영국 어머니와 벨기에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다섯 명의 자녀 중 둘입니다. 마거리타가 16살, 앤이 7살일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한 뒤 두 사람은 어머니를 따라 영국으로 왔습니다.
▼ 이후 앤은 4번의 결혼을 했고, 기숙학원, 테니스 공 공장의 식당에서 헤드 셰프로 일했습니다.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사람인 앤은 3년 전 남편이 병원에 있을 때, 알츠하이머 병을 진단 받았고 남편과 가족을 못 알아보게 되면서 요양 시설로 와 있습니다.
▼ 조용하고 온화한 성격의 마거리타는 자매들 중 맏이로서 동생들을 돌봤고, 남편을 만나기 전에는 펍에서 일을 했습니다. 결혼 후에는 다섯 명의 자식을 낳았고, 1987년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계속 홀로 지냈습니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뒤에도 어린 시절 살았던 벨기에에 대한 기억만큼은 또렷했던 마거리타는 동생 앤을 알아본 뒤 매우 감격했습니다. 루이스는 자매가 만나는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시하여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삶을 누릴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치매는 정말 끔찍한 병이지만, 치매 환자들은 여전히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고 삶을 즐기고 있으며 가족과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이 그들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루이스는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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